한천초 동문들의 모교사랑...동문장학회 설립

십시일반 장학기금 마련...신입생·전학생에 100~150만원씩 지급
학교의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에 반해 자녀보낸 학부모에 감사선물

박미경 기자 | 입력 : 2022/09/14 [12:01]


전남 화순 한천초등학교 동문들이 학생수 감소로 통폐합 위기에 놓인 모교 지키기에 나서 눈길을 끈다.

 

동문들은 십시일반 주머니를 털어 장학회를 만들고 신입생과 전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며 모교에 자녀를 보내 준 학부모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한천초는 중·고등학교가 없는 한천면의 유일한 학교다. 능주초등학교 부설 금전간이학교로 지난 1935년 4월 개교한 후 1996년 한천초등학교로 이름을 바꿨다.

 

1950년 한국전쟁당시 학교가 전소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80년 가까운 시간 자리를 지켜왔다.

 

한천면은 1968년 오음리에 호남탄좌 화순광업소가 문을 열고 2천여명이 근무하면서 한때 화순 13개 읍면 중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을 정도로 북적거렸다.

 

하지만 1992년 광업소가 문을 닫은 이후 인구가 급감하면서 8월말 현재 주민등록상 인구는 852세대에 1,324명에 불과하다.

 

한천면은 대부분의 지역이 100~500m의 산지로 이뤄져 평야를 찾아보기 어렵다. 젊은이들이 일할 만한 양질의 기업도 적고, 농사를 짓기에도 녹록치 못한 환경이다.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젊은이들이 고향을 등지고 도시로 떠나면서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듣기 어려워졌다. 이는 한천초의 위기로 이어졌다.

 

지난해말, 한천초의 6학년 학생은 8명이었다. 이들이 졸업하면 학교에 남는 학생은 25명, 학급당 4명이 채 안되는 학년도 있어 복식수업이 불가피해졌다.

 

학년 당 1학급, 학급당 10명이 채 안되는 시골 작은학교에서 학년과 학년이 한 교실에서 공부하는 복식수업이 이뤄진다는 것은 학교가 조만간 문을 닫을 수도 있음을 의미했다.

 

이주예 교장이 동문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 교장은 한천초 동문이자 11명의 외손주를 모두 한천초에 다니도록 했고, 학교운영위원장도 맡고 있는 구제정씨에게 도움을 청했다.

 

구제정 위원장이 “모교를 지키자”며 내민 손을 동문들이 맞잡으면서 15명의 동문으로 구성된 한천초등학교 장학회가 설립됐다.

 

구제정 위원장이 대표를 맡은 장학회에는 강보원(32회), 구재진(28회), 김규종(27회), 김민영(50회), 박도식(13회), 양재열(15회), 양재진(19회), 양위승(25회), 유복선(11회), 이도현(27회), 조규명(15회), 조수환(27회), 조재웅(13회), 조환(15회), 최희석(30회) 동문이 이름을 올렸다. 

 

장학회는 학생 유치를 위해 신입생에게는 150만원, 전학생에게는 100만원의 장학금 지급을 학교에 약속했고, 학교는 화순읍의 어린이집 등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학생 모집에 나섰다.

 

장학금 지급은 한천초의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에 끌리지만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던 학부모들을 움직였다.

 

장학금 지급 이후 한천초로 전학 온 학생만 8명이다. 지난해 3명이던 1학년도 올해는 9명으로 늘면서 현재 한천초에서는 37명의 아이들이 공부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화순읍에서 통학한다. 한천초의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에 반해 가까운 곳에 있는 학교를 뒤로하고 한천초교를 택했다.

 

한천초에서는 교과수업 외에도 방과 후 활동 등을 통해 드론수업과 현악기를 중심으로 한 오케스트라 활동이 이뤄지고, 피아노와 가야금 연주를 가르친다. 원어민교사와 함께하는 영어수업은 기본이다.

 

반려식물키우기와 텃밭가꾸기, 연극수업 등을 통해 감성도 키운다. 교사들의 대부분이 30대 젊은층으로 구성된 것도 한천초의 장점이다.

 

장학금 지급은 한천초의 교육과정에 끌리지만 망설이는 학부모들에게 “학교와 함께 아이들을 잘 키우겠다”는 동문들의 약속이자 선물이었다.

 

구제정 한천초등학교 장학회 회장은 “한천초는 고향에 살고 있는 동문들은 물론 출향인과 지역민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마음의 고향이다”며 “장학금 지급이 학교가 오래도록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천초교 장학회는 동문들 뿐 아니라 지역사회와 함께 장학기금을 마련해 신입생과 전학생들에게 지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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