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은 ‘사진문화’에 국한돼 있는 천사관을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복합문화관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오상조 명예관장 측은 “천사관은 사진문화관으로서의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며 “복합문화관으로 변경하면 반드시 망한다”고 주장하며 반대입장을 비쳤다.
복합문화관으로의 변경은 전라남도가 천사관 몫으로 특별조정교부금 5억원을 지원하면서 추진됐다.
지원된 예산으로 화순군은 미디어아트 시설을 구축하는 동시에 사진 뿐 아니라 회화와 공예, 조각, 서예 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의 전시가 이뤄지는 복합문화관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오상조 명예관장 측이 화순군에 반기를 드는데에는 천사관의 태동과정과 전라남도 예산이 지원된 배경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화순군 도암면 운주사 입구에 자리한 천사관은 2017년 4월 개관했다. 천사관은 2004년 운주사가 관광지로 지정되면서 운주사관광지개발계획의 일환으로 지어졌다.
당시 화순군은 운주사 입구에 700대 규모의 주차장과 관광식당 15개동, 상가 2동, 관리사무소 1동, 미륵을 소재로 한 조각체험공원 등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속도를 내지 못하다가 지난 2013년 불교문화관 건립으로 계획을 바꿨다. 관광식당단지 조성 등은 유야무야됐다.
불교문화관 건립도 당초 운주사와 관련된 유물 등을 전시하는 ‘운주사 천불천탑 박물관’으로 추진됐지만 박물관으로 지을 경우 학예사 채용 등 유지관리비가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불교문화관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운주사와 관련해 전시할 유물이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사진문화관으로 방향을 바꿨다.
사진문화관으로 바뀐 과정도 석연치 않았다. 화순군은 박물관에서 불교문화관으로 방향을 바꾼 후 구충곤 군수 취임 후, 공정률이 98%까지 진행된 상태에서 갑자기 변경했다.
사진문화관 개관과 관련 오상조 관장은 소장하고 있던 사진 120점과 카메라 30점, 사진도서 1,000권, 필름 1,000컷을 무상으로 화순군에 기증했고, 화순군은 그를 명예관장으로 위촉했다.
오상조 관장은 천사관 개관 이후 2017년 4월부터 8월, 같은해 11월부터 2018년 4월까지 2차례에 걸쳐 자신이 기증한 작품을 중심으로 자신의 이름을 내건 기획전시회 진행했다.
이를 위해 편성된 예산만 1억 1천만원에 달했다. 천사관은 개관한지 1년도 되지 않았음에도 1천만원의 예산으로 사무실 개보수를 진행하면서 논란이 됐다.
이로 인해 화순군은 화순군의회로부터 “천사관이 사유화되서는 안된다"는 질책을 받았다. 천사관에서는 지난 2019년에도 오상조 관장 기증작품 전시회, 2021년에는 오상조 관장 초청전을 연바 있다.
오상조 관장은 이번 천사관 미디어아트 시설 구축 예산도 자신의 역할이 컸는데 화순군이 자신을 제외시키고 일방적으로 미디어아트 사업을 추진한다고 주장한다.
오 관장은 지난 21일 화순군의회 총무위원회의 천사관 현장방문 자리에서 “김영록 전남지사가 자신과 함께 한 저녁식사에서 뜬금없이 5억원을 줬다”고 밝혔다.
그런데 화순군이 자신과의 상의나 공론화 과정없이 사용처를 결정했고, 이날 현장방문 역시 당일에서야 알게 됐다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특히 “천사관 공사가 시작될 때부터 7년간 급여도 없이 봉사해 왔다”며 “코로나 이전 천사관에 많게는 하루 400~500여명이 방문했는데 이는 모두 사진 때문에 오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디어아트 시설 구축과 복합문화관으로서의 기능 변경 중단을 요구하며 “복합문화관은 반드시 망한다. 복합문화관 조성을 강행할 경우 천사관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화순군은 “회화 등 다른 분야에서도 사진문화관처럼 전용공간을 마련해 달라는 요구가 있지만 이를 다 수용하기는 어렵다”며 “사진문화관에 기능을 추가해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가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현재 천사관은 한 전시회가 3개월 이상씩 이뤄지면서 지루함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며 “복합문화관으로 변경되면 전시기간이 짧아져 주민들에게 보다 다양한 문화예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반박하며 오 관장의 요구에 난색을 표했다.
이와 관련 화순군의회 의원들은 화순군과 오상조 관장 측의 갈등에 뾰족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양측의 입장만 확인하는데 그쳤다.
복합문화관으로의 변경에 대해서도 ‘규모가 적은 것 아니냐’는 우려와 ‘주민들이 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 등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저작권자 ⓒ 화순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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