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청구조례 처리 여부 불투명...찬반 팽팽

마을과 풍력발전시설과의 이격거리 강화를 골자로 하는 주민청구조례안의 처리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화순군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8일, 지난해 3월 상정됐다가 보류된 주민청구조례 처리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9일 예정된 산자부 이격거리 용역 결과 발표 이후에 재논의키로 했다.

이날 회의는 시작부터 난항이 예상됐다. 주민청구조례안은 산업건설위원회 위원장인 류영길 의원의 직권으로 상정됐다.

주민청구조례안 상정 여부는 상임위원회가 열리기 전날부터 논의됐지만 의견이 모아지지 않으면서 상정여부가 불투명했다.

류영길 의원은 상임위원회가 열리기 직전까지도 상정여부를 논의했지만 의견이 모아지지 않자 위원장 직권으로 주민청구조례안을 상정했다. 이로 인해 상임위원회는 당초 예정됐던 11시를 훌쩍 넘겨 시작됐다.

반발은 거셌다. 회의가 시작되지 정명조 의원은 “의원들 간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상정할 수 있느냐”며 따졌고, 류영길 의원은 “의회법에 따라 위원장 직권 상정이 가능하다”고 맞섰다.

산자부가 진행 중인 신재생에너지 관련 ‘지자체 이격거리 규제 개선방안 연구’ 용역은 처리를 미루는 명분이 됐다.

류영길 윤영민 의원은 주민청구조례안의 이번 회기 내 처리를 주장했지만 이선, 정명조 의원은 이력거리와 관련된 산자부의 표준안이 마련된 이후에 논의하자고 요구했다.

이선 정명조 임영님 의원은 “정부차원의 표준안 마련을 위한 풍력발전시설과 마을과의 이격거리와 관련 용역 결과가 9일 발표된다”며 “용역결과를 지켜본 후 다시 논의하자”고 주장했다.

류영길 의원이 “용역결과가 정부 표준안은 아니다. 정부가 규제를 대폭 완화할 경우를 산지가 많고 입지조건이 좋은 화순군은 풍력발전단지가 될 수도 있다”며 “정부표준안이 나오기 전에 지역실정에 맞는 이격거리와 주민피해최소화 등 대처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묵살됐다.

‘주민동의없는 풍력발전시설저지 화순군대책위(이하 대책위)’와 조율된 의견을 바탕으로 한 수정안도 주민청구조례 처리를 미루는 빌미가 됐다.

대책위를 중심으로 발의된 주민청구조례안은 풍력발전 이격거리를 10호 이상 취락지역 부지경계로부터 현행 1.2km에서 2km, 10호 미만 취락지역 부지경계로부터 현행 800m에서 1.5km로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대책위는 5호 이상 취락지역 부지경계에서 1.4km 이격거리를 두고, 독립가구를 보호하기 위해 1.4km 이내에 있는 5호 미만 가구 80%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으로 개정해 줄 것을 의회에 요구했다.

이에 윤영민 의원이 “대책위와 수차례 간담회를 통해 조율을 거쳐 독립가구의 권익보호와 주민수용성을 담은 수정안이 만들어졌다”며 조율된 내용으로 조례 개정에 나섰다.

그러자 이선 정명조 의원은 “대책위와 주민청구조례안에 서명한 2,862명이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며 “주민청구조례의 내용이 달라진 만큼 주민들의 서명을 다시 받아 주민청구조례 수정안을 제출해야 한다”며 제동을 걸었다.

2,862명은 풍력발전 이격거리를 현행 1.2km에서 2km, 800m에서 1.5km로 늘리려는 주민청구조례에 서명했는데 내용이 달라진 만큼 그들의 동의가 필요하고, 대책위가 2,862명의 대표성을 가졌는지도 의문이라는 주장이다.

류영길 의원이 “수정된 내용에 대해 대책위 대표들이 2,862명의 동의를 대신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류영길 윤영민 의원이 수차례 ‘신정훈 국회의원의 주선으로 대책위와의 간담회가 이뤄졌다’는 점을 언급하며 주민조례청구의 회기 내 처리에 신정훈 의원의 의중도 반영됐음을 내비쳤지만 이마저도 무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