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고인돌가을꽃축제 수유실 ‘대략난감’공사장 옆 자갈밭에 벌레·악취...편의시설 태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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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 고인돌 가을꽃 축제 수유실이 어린 아기를 동반한 방문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면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화순군(군수 구복규)은 이번 가을꽃 축제의 주제를 ‘10월, 낭만 화순’으로 정하고 축제장 곳곳을 감성 가득한 공간으로 꾸몄다.
특히 축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몽골텐트 사용을 줄이고, 나무와 아크릴, 파라솔 등으로 방문객들이 편히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호응을 받고 있다.
축제장이 갈수록 젊은이들이 눈높이에 초점을 맞춘 차별화되고 특색있는 공간으로 변화를 거듭하면서 축제를 찾는 방문객들의 수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수유나 기저귀갈이 등이 필요한 어린 아기를 동반한 가족들에 배려는 여전히 뒷전이다.
이번 가을꽃 축제 수유실은 주무대가 설치된 도곡면 매표소 인근에 설치됐다. 화순군이 임산부와 장애인 등 이동취약계층을 위해 운영하는 배려주차장과 관광안내소 신축공사장 사이다.
수유실에 들어서면 바닥에 자갈이 뒹글고, 잡초와 꽃 사이로 온갖 날벌레들이 날아다닌다. 열려진 종량제쓰레기봉투에서는 묘한 악취가 풍긴다.
편의시설이라고는 아기용 침대와 수유용 보조방석, 간이테이블과 의자, 전자레인지 하나씩이 전부다. 분유를 타기 위한 여분의 생수나 기저귀, 물티슈 등을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유실을 찾았다가는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
다소 선선해졌다고는 하지만 가을볕이 따가운 상황에서 사방이 닫힌 텐트 안에서 몸을 움직거리면 아기나 보호자가 더위를 감당하기 어렵지만 그 흔한 부채하나도 없다.
축제장 곳곳에 비치된 축제 관련 안내물 등에도 수유실에 대한 정보는 없다. 물어물어 찾아가도 공사장 가림막에 가려져 웬만해서는 찾기도 힘들다.
화순 고인돌 축제장의 열악한 환경은 지난 2023년 처음 고인돌축제를 시작할 당시부터 지적됐지만 화순군은 개선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고인돌 가을꽃 축제에서도 유모차에 태우거나 가슴띠에 아기를 안은 가족단위 방문객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멀리 군산에서 8개월 아기와 축제장을 찾았다는 A씨는 수유실 이용 후 “두번 다시 오고 싶지 않다”며 고개를 저었다.
‘아동친화도시 화순’, ‘여성친화도시 화순’, ‘아이키우기 좋은 화순’이라는 구호와 세계문화유산이면서 국가정원을 꿈꾸는 화순고인돌유적지의 위상에 걸맞는 배려와 관심이 아쉽다.
한편 지난 26일 시작된 화순 고인돌 가을꽃 축제는 11월 3일까지 화순 도곡면 효산리와 춘양면 대신리 일원에서 진행되며, 11월 중순경까지 가을꽃을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