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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평면소재지 수몰...지역사회 발칵‧반발 확산

환경부 동복천댐 신규 건설에 반발 확산...주민설명회 총력 저지
주암댐 건설 후 사평면 인구 80% 감소...신설댐 건설은 지역 말살

박미경 기자 | 입력 : 2024/09/04 [09:20]

 


“1980년대 주암댐이 들어선 이후 사평면 인구는 80%가 줄었습니다. 동복천댐이 들어서면 사평면의 중심부인 면소재지가 수몰됩니다. 지방을 살리겠다는 정부가 지방을 죽이고 지역을 말살시키겠다는 겁니다. 사평면에 더 이상의 재앙은 안됩니다”

 

환경부의 동복천댐 신설 계획에 대한 화순군 사평면 지역사회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면사무소와 우체국, 농협, 학교 등이 자리한 사평면소재지에 제방이 만들어진다는 소식에 이미 주암댐 건설로 삶의 터전을 잃고 각종 규제로 인한 피해를 감수하며 살아가고 있는 주민들은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동복천댐 신설 관련 환경부의 사평면 주민설명회가 사실상 무산됐다. 당초 환경부는 오는 6일(금) 주민설명회를 열 계획이었지만 주민들의 반발이 확산되자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지난 7월 30일 동복천댐 신설을 포함한 기후대응댐 후보지 14곳을 발표했다. 동복천댐은 화순군을 포함한 영산강 일원 영·섬권역의 반복적인 가뭄피해와 물부족 해소를 위해 건설된다.

 

동복천댐은 사평면 주산리와 사수리, 사평리, 절산리, 장전리, 용리에 걸쳐 3100만㎡를 담수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진다.

 

높이 26m, 길이 292m 높이의 제방은 사평면 사평폭포에서 사평전통시장에 이르는 하천변에 설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구체적 위치와 규모가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댐이 건설되면 80가구가 수몰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농지수몰도 불가피하다.

 


수몰면적은 제방설치 유무에 따라 달라진다. 환경부는 “제방이 설치되면 마을회관과 교회를 포함해 주택 등 45채가 수몰되지만, 제방을 설치하지 않으면 사평면사무소와 보건지소, 우체국을 포함해 80채가 수몰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평면소재지 상당면적이 수몰되면서 사평면이 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언급하며 제방설치를 통한 댐건설을 압박하는 셈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제방을 설치하지 않더라도 우체국과 사평면사무소의 표고가 같아 사실상 사평면소재지 전체가 수몰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부는 댐 개발시 동복천도 일정수위가 유지돼 수변공원조성을 통한 지역관광활성화가 가능하고, 4천억원 이상이 공사비와 보상비 등 댐건설에 투입돼 지역경제활성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또 댐이 건설되면 300억원 이상의 정비사업비가 지역에 지원돼 문화센터 등 복지시설을 지어주고, 매년 약 5억원의 주민지원사업비가 지원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믿으며 반기는 주민들은 거의 없다. 주민들은 사평면 소재지 곳곳에 현수막을 걸고 동복천댐 신설 반대의사를 명확히 하고 있다.

 

▲ 장태수 동복천댐 대책위원장


장태수 번영회장을 위원장으로 ‘동복천댐 대책위원회’도 구성했다. 대책위원회에는 번영회와 이장단, 청년회, 부녀회 등 지역사회단체 모두가 참여했다.

 

주민들은 동복천댐이 건설될 경우 인구 감소와 경제침체로 사평면이 소멸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1984~1992년 주암댐 공사로 장전·절산·사수리 등 6곳이 수몰되면서 1980년 8천여명이던 사평면인구는 지난 7월말 기준 2003명으로 80% 가량 줄었다.

 

댐 주변이 상수원보호구역과 수변보호구역 등으로 지정되면서 각종 규제로 인해 주민들의 대부분은 농사에 의존하고 있다. 수질보호 등을 이유로 폐업을 유도하면서 민박집(펜션)이나 음식점도 찾아보기도 어렵다.

 

장태수 위원장은 “사평 주민 대부분이 변변한 일자리나 소득창출이 어렵다보니 젊은이들이 떠나면서 고령화도 가속되고 있다. 7월말 기준 사평면의 65세 이상 노인 비율은 49%다.

 

주민 동의나 설명없는 막무가내식 댐 건설 계획도 주민들의 반발을 키우고 있다.

 

장태수 위원장은 ”환경부가 일방적으로 사평면에 댐을 건설한다고 발표하고, 법령상 필수인 주민설명회를 열고자하는 등 동복천댐 건설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분노했다.

 

특히 “주암댐이 지역소멸을 가속시켰는데 또다시 댐이 생기면 사평이 어떻게 되겠느냐”며 ”제방 설치 유무와 상관없이 동복천댐이 건설되면 사평면소재지 상당면적이 수몰돼 사평면은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주암댐을 만들 때 농업·공업용수 공급 목적이라며 수상 레저시설을 설치해 사평면을 발전시키겠다고 했지만, 식수로 쓰고 상수도 보호구역으로 묶으면서 지역소멸을 가속화시켰다”며 “더이상 사평에 댐을 지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록 전남지사가 ‘환경부의 기후대응댐 건설 환영’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서도 “주민들이 하루아침에 집과 농지 등 삶의 터전을 빼앗기게 생겼는데 도지사가 환영한다고 말해서는 안된다”고 일갈했다.

 

김영록 전남지사의 발언을 ‘망언’으로 치부하고 도지사 사퇴를 촉구하면서 더불어민주당에 김영록 도지사의 제명과 출당을 요구하는 이유다.

 

장태수 위원장은 “사평주민들은 목숨걸고 동복천댐 건설을 반대한다”며 “환경부는 주민들을 수장하는 일방적인 댐 건설 계획을 취소하라”고 촉구하면서 동복천댐 관련 주민설명회 원천봉쇄 의지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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