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곽도로를 통과하며 바라보는 화순의 야경은 아름답다.
군 면적의 70%를 차지하는 산림에 둘러싸여 반짝반짝 빛을 내는 읍내 전경은 원래가 아름다웠다.
화순을 거쳐 보성과 장흥, 광주를 오가는 사람들이 화순의 야경에 감탄만 하고 그대로 지나치는 것이 아쉬웠다.
멀리서 봐도 아름답지만 가까이서 보면 더 놀라울 야경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볼거리와 먹거리가 필요했다.
화순읍 야경에 대한 나의 구상은 남산공원부터 화순천 꽃강길을 따라 음악분수를 구경하고, 개미산 전망대에 올라 화순의 탁 트인 전망을 바라보는 것이었다.
2년 전 민선 8기 화순군수로 당선되고 읍면을 돌며 군민들께 드린 취임 인사에서 “내년 가을에는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음악분수를 감상할 수 있게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군민들은 좋아하셨지만, 주위에선 시일이 촉박하여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담당과장에게 의견을 물었다. 답은 “어렵다고 하지만 할 수 있다”, 팀장 역시 마찬가지 “해보겠다”였다. 군민과의 약속을 신속히 이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안전’이었다. ‘안전’과 관련된 문제는 타협 없이 추진하라고 당부했다.
군민들께 여러 약속을 했다. 당장 실행할 수 있지만 서서히 정착되고 스며드는 분야가 있다. 단적으로 군민과 소통을 위해 읍면장 사무실을 1층으로 배치하는 것은 지시하면 바로 실행된다. 군수의 굳은 실천 의지가 담겨 상징적 측면에서 볼 땐 즉각 눈에 보이는 것 같지만, 군민이 체감하는 건 이후 공직자들과 읍면장의 몫이다.
반면 아무리 호언장담해도 법적인 절차, 물리적인 시간이 드는 분야가 있다. 바로 음악분수, 전망대 등 공사 관련 분야다. 또한, 서두르면 부실과 안전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음악분수와 개미산 전망대 담당 부서에서는 믿을 수 없는 적극성으로 설계용역, 예산확보, 인허가 절차 이행 등을 완료했고,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토지보상 문제도 잡음 없이 해결했다.
꽃강길 음악분수대는 2023년 2월, 개미산 전망대는 같은 해 6월 공사를 시작했다. 제한급수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가물었던 때였지만, 중요한 공사들을 시작하자 4달 동안 1,200㎜가 넘는 비가 내렸다. 해갈에 감사함도 잠시, 홍수 피해를 우려할 만큼 작업조건은 좋지 못했다.
그럼에도 담당 부서에서는 안전사고 예방을 철저히 하여 단 한 건의 사고나 인명피해 없이 2023년 10월 보도교 경관과 음악분수대 설치를 끝냈고, 2024년 6월에는 개미산 전망대를 완공했다. 빠른 완공보다 안전사고와 하자 없는 마무리가 더 고마웠다.
요즘 시대에 나폴레옹처럼 ‘내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라는 마음가짐을 강요할 수는 없다. 너무 구시대적이고, 지시하는 자의 입장에서는 이처럼 편하고 게으른 방식의 요구가 없다. 대신 ‘적극행정’을 공직자들에게 주문한다.
적극행정의 마인드로 접근하면 ‘불가능’하게 보였던 문제가 어느 순간 ‘가능’해지기도 한다. 지난해부터 공직자들의 적극행정 독려를 위해 여러 가지 유인책과 보호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적극행정 우수공무원을 선발하고 성과에 대한 보상을 부여하고 있다. 적극행정 실천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해 법률 지원 등이 가능하도록 조례를 개정하고, 면책보호관도 지정·운영하고 있다.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 긍적적으로 사고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공무원이 늘었고, 어느덧 적극행정이 조직문화로 정착하고 있다.
음악분수를 운영하는 날에는 빠짐없이 가보곤 한다. 많은 사람이 음악분수 공연을 즐기고 좋아해 주신다. 관련 부서가 협력해 푸드트럭도 유치했고, 길거리 공연(버스킹)도 열린다. 그야말로 먹거리, 볼거리를 모두 즐길 수 있다.
군민뿐 아니라 입소문을 타고 인근 광주광역시 주민들도 많고, 경상도에서 단체 관람을 오기도 했다. 이제는 관광객 유입을 주민 소득과 연계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방향으로 유도할 일만 남았다.
적극행정 공무원들이 빚어낸 화순의 야경이 그 구심점이 될 것이다. 적극행정으로 화순의 미래에 환한 등불을 밝혀준 공직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