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 구긴 화순군...묵살 당한 행정명령A사-능주식품산업단지 인도 무단 점용 및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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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 능주식품산업단지에 단독 입주한 A사가 수년간 무단점용하고 있는 인도를 원상복구하라는 행정명령을 묵살하면서 화순군이 체면을 구겼다.
이는 A사와 화순군을 통해 제시됐던 능주식품산업단지 청사진이 제대로 만들어질 것인지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지면서 화순군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화순군(군수 구복규)은 지난달 능주식품산업단지에 단독 입주한 친환경식품 생산업체 A사에 ‘9월 3일까지 무단 점용 및 훼손한 인도를 원상복구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그동안 A사는 수년간 공장과 인접한 인도를 무단점용하고 조경용 화단으로 사용해 왔다. 지난해부터는 보도블럭을 걷어내는 등 인도를 훼손하고 경관식물을 심어 자신들만의 정원(?)으로 만들었다.
수년간 인도를 무단점용하면서 보행자들의 불편하게 한데 이어 인도를 무단훼손하고 정원으로 만드는 상식 밖의 행위가 공론화되자 화순군은 A사 측에 ‘원상복구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A사는 정원(?)을 만들기 위해 훼손한 구간만 원상복구하고, 무단점용한 구간은 그대로 두면서 화순군의 행정명령을 사실상 묵살했다.
A사의 행정명령 묵살은 향후 능주식품산업단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A사는 사실상 화순군으로부터 특혜를 받은 기업이다. 능주식품산업단지는 화순군이 ‘화순으로 오고 싶어하는 기업이 많지만 부지가 없다’면서 기업유치를 위해 조성한 단지다. 당시 화순군 관계자들은 ‘입주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하지만 화순군은 행정적 편의 등을 이유로 능주식품산업단지를 A사에 통분양했고, 이로 인해 각종 특혜의혹에 시달리며 감사원 감사도 받아야 했다.
화순군이 능주식품산업단지를 A사에 통분양한데는 A사가 제시한 사업계획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게 주변의 시각이다.
그동안 화순군은 ‘A사가 능주식품산업단지에 친환경식품제조시설, 영화관, 미술관, 수영장, 음식점, 로컬판매장, 휘트니스센터 등을 갖춘 복합식품산업공간을 만든다’고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시기와 투자규모에 대해서는 계속 말을 바꿨다. 화순군은 2016년 6월에는 ‘A사가 523억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2017년 8월에는 ‘598억원을 투자해 2022년까지’, 2017년 11월에는 ‘1천억원을 투자해 2024년까지’ 언급한 시설을 짓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2024년 9월 현재까지도 화순군의 발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화순군은 추석명절 이후 A사에 무단점용한 인도에 대한 2차 원상복구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능주식품산업단지는 화순군이 기업유치를 통한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157억원을 투입해 2016년 조성했으며, 친환경 달걀 등을 판매하는 포프리가 단독 분양받았다. 면적은 84,257㎡이다.